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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01 #2. 어린날의 추억
  2. 2007.07.08 안녕하세요, 북아현동입니다.

#2. 어린날의 추억


커갈수록 제일 먼저 버려지는 것들 중 하나가
내 손 안의 인형이다.

마론 인형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던 언니와 나는 좀 컸다 싶은 어린이들의 관습 때문이련지
초등학교 5학년 때 마론인형을 손에서 놓았다. "이건 이제 언니들이 가지고 놀 게 아니야. 동생들에게 줘 버리자!"
이렇게..손에서 영원히 안녕!

어린이와 어린이 사이에서 어린아이와 어른이 나누어 지고
어린아이 속의 꼬마 어른은 그렇게 몹시도 어른이 되기를 꿈꾼다.
어른이 되고 나서의 그 또는 그녀 그리고 나는 어린이 같은 어른이 되기를
다시 소망한다.

참을수 없는 아이러니



20080926
서울 기자촌

Pentax mesuper
k50.4

안녕하세요, 북아현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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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출사때 찍었던 북아현동 입구입니다.

 우연히 사진에 찍힌 청년의 반바지와 반팔소매옷을 보니 기억이 납니다.

  10월이었는데도 날씨가 춥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땀을 상당히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북아현동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3번째 입니다. 처음에는 골목방 정기출사로 작년 11월즈음에 다녀왔고, 두번째는 올 3월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고, 오늘은 간만에 전화통화한 언니와 마음이 맞아 급번개로 다녀왔습니다. 두번째 갔을 때는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 만났던 사람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봄볕이 너무 따가워서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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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음 갔을 때 만나뵈었던 분들을 거의 다 보았습니다. 슈퍼아주머니만 빼고요. 처음 만난 분은 마을 중앙에 있는 정자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찍어드리 어르신이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우물쭈물 인사를 드릴까말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인사드리며 사진은 받아보셨느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저에게 눈길 한 번 주시지 않으며 '누군가 받았겠지'라고 뚱하게 대답하시고는 다시 하시던 일에 몰두하셨습니다. 참 민망하더군요. 그냥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고 싶어서 말을 걸었던 건데 말이지요. 같이 가신 분이 화투 치느라 너무 몰두하고 계셔서 그럴거라고 위로의 말을 했으나, 그 때의 그 정이 그립더군요.

왠지 즐거웠던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단순한 성격이라 금방 슬퍼졌다가도 잊어버리곤 하지만 쓸쓸한 마음에 하늘까지 쓸쓸해보이더군요. 그렇게 앞전에는 둘러보지 않은 곳까지 꼼꼼히 둘러보며 발을 옮겼습니다. - 중간에 또 한 번 더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지만 그건 다음에 거기서 찍은 사진과 함께 말씀 드리지요. - 그러다가 예전에 보았던 길목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예전에 환하게 웃으며 등꽃씨앗을 나누어주신 할머니께서 폐지를 정리하고 계시지 않겠습니까. 화투치던 할머니께 한 번 마음의 내침을 받은터라 망설여지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건강히 계신 모습이 너무 반가워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연세가 여든둘이라고 하시면서 건강을 걱정하셨었거든요.  용기를 내어

"어르신, 안녕하세요." " 잘 지내셨어요?"

라고 인사를 건냈더니 할머니께서 왠 낯선 사람이 말을 거나하며 멀뚱히 쳐다보십니다. 그래서 지난해 등꽃씨 얻어간 사람이라고 말씀을 드리니 기억이 안난다고 말씀을 하시면서도

"어떻게 잘 키우고 있수?"라고 하시며 그 때의 그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어주셨습니다. 지금 사는 집이 등꽃을 키울만한 환경이 되지 못해 키우지 못하고 있는 터라 죄송한 생각이 들어 어떻게 대답을 할까 고민하다가 진심은 통한다고 평소 생각하기에, "죄송해요,..."하며 그 사정을 설명해드렸지요. 환한 웃음만큼 할머니께서는 너그럽게 다음해에는 꼭 꽃을 피우기 바란다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어르신과 몇 마디를 나누고 다시 기분이 좋아져 발걸음이 가벼워 졌습니다. - 역시 단순하지요. ㅡ.ㅡ;; -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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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할머니과 등꽃이라고 부르는 화초랍니다.
씨앗에 하트가 그려져 있어요.
카메라가 접사가 가능하면 찍어 보여드리겠는데요
다음에 시도해보아야겠습니다.
 
 
 

할머니와 헤어지고 난 후 귀여운 승복이와 자상한 복이 어머니도 다시 만났습니다. 승복이는 기억하실런지요? 북아현동 언저리에서 만난 3살배기 강아지랍니다. 그때처럼 여전히 뚱하고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나 호기심 강한 눈은 여전했습니다. - 이 아이도 나중에 사진으로 올리지요 - 승복이 어머니는 승복이를 알뜰히 보살펴 주시는 주인 아주머니세요. 작년에 서울 전경을 볼 수 있게 자신의 집 옥상을 내어주신 분이지요. 그 때의 넉넉한 마음과 같이 오늘도 언제든 자신의 옥상을 내어주겠노라고, 올라가봐도 좋다고 여쭈어 보기도 전에 권유를 해주십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승복이 어머니와는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재개발에 대한 생각과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나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바라보는 일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승복이 어머니께서는 재개발에 반대하시는 입장이셨어요. 젊은 사람이야 아파트 살기가 좋지, 이곳의 생활에 익숙한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골목길에 나와서 서로 이야기도 두러두런 나누고 정도 나누고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하시며 아파트와 골목이 있는 오손도손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의 장단을 비교하시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왠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을 만난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북아현동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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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곳에 서서 또 다시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결과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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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들과 같을 때에 못가보았던 곳을 많이 가보았습니다.

역시 골목길을 조용히 천천히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다녀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함께 하는 친구들이 많으면 덜 외롭겠지만 말이지요. 좁은 골목길이 가끔 무섭기도 하고요. 아파트와 골목길이 있는 동네의 장단처럼 말이지요.

오늘은 같이 간 분과 깊이 있는 대화도 많이 나누고  서로의 답답한 마음도 털어놓고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 북아현동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오늘 북아현동을 다녀와서 생각한 거니 덧붙여 혹을 답니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후회하는 일들은 하지 않겠습니다.

늘 사람들에게 기대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가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어쩌다가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할 때도 있습니다. 참 바보같은 일이지요. 그렇게 상처를 받고도 말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기대하지 않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무시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느새 그 무시가 내가 살아가기에는 더 편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끔 마음이 상하는 일도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하니까..라고 자기 최면을 확실히 단단히 걸어두고 기대라는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나답게 살아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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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9
북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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