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짐'이 주는 것들,

자, 남은 이야기들을 마저 풀어 놓겠습니다.


오늘은 '말하다'로 시작을 할 텐데요 , 왜냐하면 할 말도 많고, 말하기 힘든 것도 있고, 힘들게 말하는 것도 있고, 말, 말, 말 정말 말이

많은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곳을 출사 추천지로 받기 전까지는 신계동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 용산과 이태원 쪽에 아직 골목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우선 너무 아쉽고 아쉬웠습니다.

사람이 사는 훈훈함을 느끼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이지요. 이미 거의 대부분의 집이 마치 주홍글씨의 여주인공처럼 죄인이 된 듯 빨갛게 '철거'라고

써 있었습니다. 즉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깨지고 부서지고, 대문이 없었던 집에는 쓰던 장롱이나 나무 문짝으로 집을 꽁꽁 쌓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사람 살던 흔적이 더 아쉽게 느껴지더이다.

키우던 화분이나 다음에 올릴 유리구슬이라던가 예전 살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남기고 간 것 들이 어느 골목에나 쉽게 볼 수 있던 화초의 그것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아...

나지막한 집들 뒤로 보이는 초고층 건물들이 그 날 따라 사납게 다가왔습니다.

마치 괴물에게 마을이 잡아 먹히는 형국이었다고 할까요...

예전에 면접을 보는데 취미를 묻길래 사진찍는다고 주로 골목길이라고 말씀 드렸더니 너무 옛것에 얽매여 사는 것이 아니냐고 타박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옛것을 무조건 없애고 새것을 짓는 것이 창조나 미래지향적인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던 적이 있습니다.

있는 곳에서 좀 더 주민들이 편하면서도, 그 풍경을 살릴 수 있도록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요?

무조건 두부 모 자르듯 반듯반듯하게 자를 것이 아니라 말이지요.

그 대표적인 예가 삼청동이 있지 않습니까, 북촌이 있지 않습니까.

소위 말하는 부자촌만 더 부하고 마치 아름다운 공간이 거기가 다인냥 포장할 것이 아니라

다른 숨은 도시의 수 많은 골목길에도 무조건 지저분하고 가난한 곳이라 생각말고 좀 더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의 재개발은 없을까합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래도 계속 할 말은 많지 않을까 합니다.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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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무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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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나도 쓸만 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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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문,


닫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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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흔들렸지만

버려진  마음이 안타까워

올려본다.


나까지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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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이사나갔을 때쯤의 시간이

달력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

같이 담고 싶었습니다.

빛이 부족했는지 초점은 맞춘 듯 한데 날짜가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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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돌아돌아 나오면서...



철거,

철수,


그리고



?

 

 

 

 

 

Pentax mesuper

K50.4

 

용산구 신계동

 

그래도 살아.

 

 

사라짐이 사람에게

준다.

 

사라지는 것이 사람에게 주는 것이

사라짐이 아니라

다시 사라질 것을 주는 것이라고.

언젠가 또 사라질 때가 되면,

아니 사람이 사라질 때라

생각하게 되면

사라질 것들을 위해 또 사라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