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나란히,
흩으러지건 가지런하건 모두 정겨운 나의 가족
고맙습니다.
곁에 있어 줘서.
빛나지 않는 가로등고
빛 새지 않는 창문가..
그것만 있을 뿐.
길 모퉁이에
억척스러우면서도 소담스럽게
자리를 틀어 잡고 앉아 제 몫을 한다.
퍼래지고 꺽여져도 아무런 저항이 없다.
그냥 그렇게 원래 있어야 했던 이유처럼 그렇게
있을 뿐이다.
오래된
일본식 아파트
용산구에 얼마 남지 않은 옛 날의 흔적...
그래도
비는 흐르고
비에는 젖으며
비에는 그리 제 몸을 맡긴다
그래도
그래도.
따로 물길을 만들어 두지 않았었나 보다.
그래서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는 없으나...
제 각기 살길을 찾아 길을 만들었다.
2007/10/19
용산구 신계동
미슈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