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악몽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미친듯이 악을 쓰고 소리를 지르고 있더군요.
후회하지 말자고 하면서도 잠시나마 악몽을 꾼 기억 때문에 '낮잠을 자는 것이 아니었어'라고 후회합니다.
원래 낮잠을 잘 계획은 추오도 없었습니다. 벌써 그녀석과 멀리 한지 오래되었고, 낮시간은 대부분 밖에서 보내거나
혼자만의 꽉 짜여진 일정에 묶여 지냈으니까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어제 택배를 보내셨다고 하네요. 우리집에 오는 택배아저씨들이
제다 짰느지 배달 오기 전에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 앞에 와서 전화합니다. 택배 받을 수 있냐고.. 게다가 오는 시간도 들쭉날쭉하니
어디 집에 일찍 들어와 기다리고 있을 수 밖에요.. 그래서 일찍 들어왔는데, 그게 화근입니다.
거침없이 크게 올리는 전화벨 소리에 30분도 채 되지 않아 악몽에서 깨고 그것을 받아 놓고 짐을 풀고 있노라니 그렇게 제가 한심할 수가
없습니다. 악몽을 꾸어 불안하고 놀란 마음도 마음이지만, 그 30분 잔 것이 부모님께 너무 죄송스러운 생각이 들어 아 글쎄 눈물이 나는 게
아닙니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나오는 마코토처럼 큰 소리로 우왕~하고 울 수는 없었지만 그렇게 주저앉아 울어버렸습니다.
그러면서도 보내주신 것들이 상할까 조심스럽게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수박이며 참외며 복숭아며...모두 부모님 손에 귀하게 자란 것들이
보자기에 아기를 싸듯 그렇게 신문지에 곱게 싸여져 있었습니다. 어찌나 예쁘고 탐스럽던지..택배를 보내기 전 딸들에게 보내려고 좋은 것만 골라
정성스레 과일을 상자에 담고 있는 부모님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 거리더군요. 그러면서도 못난 것은 부모님 드시려고 따로 골라내는 모습도 보이고요..
그러니 눈물이 날 수 밖에요.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먼저 상해 버리는 일이 없도록 좀 더 열심히 보내주신 것들을 먹어야 겠습니다. 언니와 전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집에서 음식을 잘
해먹지 않게 되었거든요. 언니는 늘상 일이 많아 아침에 밥보다는 잠이 더 맛있으니 아침을 거르는 날이 많고, 점심은 학교에서 저녁도 여차하면 학교에서 해결하고 오고, 저도 저 나름대로 혼자 밥먹는게 외롭다는 핑계로 이리저리 간단히 떼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정성들여 만들어 작년에 보내주신 과일즙도 아직 냉장고 한 켠을 그듯 채우고 있고요, 미싯가루도 당당히 그 대열에 끼어 있고요....사과는 썩혀 버리기 일색이고요..미안한 녀석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부모님과 내 스스로 약속한 바를 꼭 지켜야 겠습니다.
그래야 부모님과 흘린 눈물과 과일들에게 미안하지 않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