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나의 세계가 되어버린 제제에게.
안녕...
그대는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요.
다시 불러도 오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이 마지막이 정말 아쉽게 느껴집니다.
작년 이맘때쯤 그대를 만나기 전 수만가지의 상념과 복잡함에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물론 늘상 내가 엄마 뱃속의 태아시절부터 나와 함께 해왔지만 그대에게 그대라고 부르는 것이 이 번이 처음이므로 오해하지는 마세요.하지만 존재란 그 이름을 불러줄 때 내가 내가되듯 이미 이름이 있던 그대의 그것을 불러었으니..)
그대를 만나면 봄눈 녹듯 깨끗이 정리가 될줄 알았는데
그대를 만나기 전과 후의 저는 여전히 다름이 없습니다.
그대와 영원할 거라고는 죽어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웬지 변함없는 내가, 그리고 믿지 못한 내가 바보스럽게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몰라주는 그대에게 나는 서운해 할 수도 없습니다.
아무말 없는 그대에게 늘상 시비걸고 참 많이 싸우기도 했네요.
물론 싸운다는 것이 혼자 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정의내리고 싶습니다.늘 그대로 제 시간에 맞추어 그대는 흘러가는데 나는 흐르지 못하는 고인물이 될까봐, 그대에게데려가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으니 시비를 걸었던 것 같아요.미안해요. 늘 그자리에서 날 지켜주었는데...
하지만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요즘들어 참 많이 생각하는 거지만 다 저와 그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생긴 고민이고 상처고 아픔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부쩍들어 스스로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좋아한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물론 그대에게도 마찬가지이지요.나에게 그대는 하루 한시, 일분 일초도 떨어져 있지 않은 존재 바로 나의 시간이니까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작년 이맘때와 다름 없는 지금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우울해지고 나의 존재가치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아..개운합니다.
그대는 내가 죽어도 내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불려지는 한 나와 함께 있을 걸 알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내가 어떻게 그대를 대하느냐에 따라 나도 달라지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답니다. 고마워요. 감사해요.
그대를 만난 것은 혹자의 말처럼 기적이겠지요.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처음에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면서 떠나갈거라는 생각에 슬퍼졌는데 점점 대하면 대할수록 용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남은 말들은 살아가며 구지 말하지 않아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지만 그대에게만은 나자신을 숨기지 않겠어요.
또한 후회하지 않겠어요. 또 감사하고 감사하며그대와 함께 늘 '살아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변함없이 곁에 있어줘요. 내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