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그런 날이다.
06. 12/1
2006년의 마지막 달의 첫째날이자 나만의 첫눈을 본 날.
#1.
그것을 돌려주려고 마음 먹었다.
계속 마음먹게 된다.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으므로...
하지만 좀처럼 잘 되지 않는다.
어떻게 되돌려주지..
문득 잠자리에 들려다가 생각이 나버렸다.
에잇..몹쓸 사람같으니라고..
#2.
가끔 '돌려주어야 할 것'의 느낌이 반복되는 것처럼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 무섭다.
일상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 참 고마운 일인 것인줄 알면서도
'되어버렸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꿈에서도 반복적인 일상과 같이 끊임 없이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고, 하다못해 코피를 하염없이 쏟아내며
울지는 못하고 내 눈의 커진 동공만 내 꿈에서의 놀란 나를 놀란듯 쳐다본다.
그리곤 꿈에서 깨면 현실 속의 나는 마음이 저린만큼 다리가 저리다는 것을 느낀다.
아..나는 잠을 자고 일어난 것 뿐인데 왜 이렇게 온 몸이 쑤시지...?
#3.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만의 첫눈을 보았다.
손으로 만져보지도 혀끝으로 살짝 느껴보지도 못해서 이도 무효요~라 하고 싶지만
눈으로는 느낄 수 있었다. 제법 큼지막했거든..
차창에 부딪치면 순식간에 제 몸이 물이 되어 흘러내릴 것을 알면서도 미친듯이 떨어진다.
후두두둑... 소리는 들리지 않치만 '사뿐히'가 아닌 그렇게 내리는 혹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첫눈이 오면 나는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지금은 거짓말을 한다.
'몰라..기억나지 않아'
그렇게 만저보지도, 따뜻하게 느껴보지도 못한 그저 후두둑한 느낌의 눈을 나는 12월의 첫째날에
보았다. 느꼈다고 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으니...처음의 느꼈다는 취소다. 그냥 첫눈을 보았을 뿐이다.
#4.
시험 날짜가 발표되었다.
지난해보다 꽤 이른 시기에 치는군. 하며 무덤덤히 받아들이면서도 세월이 허망히 느껴진다.
변함이 없으니...탈출구를 찾고 싶은 마음이 지금에와서야 퍼뜩하고 드나..아직 내안의 탈출구는
없다. 에궁..비비다.
#5.
오늘 하루저녁에만 초콜릿을 세 개나 먹었다.
아몬드, 블랙, 그리고 오빠에게서 강탈한(?) 브르주아 초콜릿 페레로..
에잇..참아야해 하며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과 동시에 더부룩한 속을 곁눈질만 하고
마지막까지 남김없이 먹어버렸다. 마치 쑤욱하고 나와 있는 내 속의 불만을 다 먹어 없애주겠어
하듯이 그렇게 말이다. 차라리 밖을 나가지 말아버릴까보다.
채워도 채워도 비워지지 않고
비워도 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냥 비울것도 채울것도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6.
5까지 쓰고 '확인'버튼을 눌렀다.
허전함을 느끼고 다시 '수정'을 누르고 들어온다.
이놈의 세상 참 편리해졌다...예전에는 종이에 끄적이다보면 팔이 아프거나
쓰는 속도가 느려 더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사춘기를 떠올려보라.
누군가에게 꾸중들은 일이라도 있으면 그 속상함을 토로하다가 눈물 한 방울 뚝하고 흘려 혼자보는일기장인데도 창피한듯 주위를 살펴본다. 그런데 이제 지우고 싶으면 힘들게 종이를 찢거나 지우개질을 하지않고서도 '삭제'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추억들을 모두 지울 수 있고 , 그 글씨에 그 날의 감정의 기복도 드러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게다가 이렇게 마음내키면 짜장면 곱배기 추가 시키듯 '추가'도 가능하다.
이 놈의 세상 얼마나 좋아졌나...제길
너무 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난 무지 어려운 사람인데...
#7.
'6'은 왠지 불완전한 숫자의 느낌이 강하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질러본다.
나의 엠피3에는 꽤 여러 곡 들이 들어있다. 메모리 1G를 꽉 채워놓아 빈틈이 없을정도니
'꽤'가 아니라 아주 많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아직 그 '꽤'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여하튼 이 꽤 여러곡은 철지난 유행가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곡이라하면 뭐 성시경의 '거리에서'정도가 있겠다. 딱히 골라 듣는 것은 아니지만 귀가 민감해서이기도 하고 조용한 노래를 좋아해서이기도 하고 발라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하튼 나의 엠피3-살 때 주인장과의 불화로 아직 이 녀석은 이름이 없다. -,-;;-에 대해서는 각설하고 오늘 들은 곡은 장혜진의 최근 앨범이다. 뭐 구지 선택해서 들은 것이 아니고 돌다가 나와야할 순서가 되어서 그녀의 곡들이 흘러나왔다. 왜 이리 슬프냐. 가사도 가락도..투덜대며 차마 다른 곡으로 바꾸지 못했다. 왜냐고..그 때 그 시간에 그 순서에 나왔어야 할 것들이니까.. 딩딩




